수요일, 10월 07, 2009

친구

지지난주 주말쯤의 일이었다.


한마디의 말..

그 것은 내 마음 속의 고요하던 현악기 줄을 당겨버렸다.

그 줄은 한동안 사정없이 흔들리며 내 마음속에서 울려댔다.

하지만 대부분의 진동이 그렇듯 점차 약해져간다..


내 마음의 에너지 원천이 생각났다.

친구..

전화로 잠시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을 뿐인데 녀석은 이미 내 심정을 알고 있었다.

오랜 사이는 무서울 정도다.

상대방의 기분을 금방 꿰뚫어버리니까..


차를 몰고 친구를 만나러 갔다.

세찬 물이 흐르듯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엔진 소리 그리고 음악은 언제나 마음을 달래준다.


친구를 조금 기다리게 한 것 같았는데 여느 때와 달리 화를 내기는 커녕 불평조차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자신이 사겠다며 이태리식 뷔페로 나를 이끌었다. 나를 위로해주려는 녀석의 배려였다.

천천히 편안한 기분으로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이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난 정말 특별한 친구를 두었다고 생각한다.

친한 친구들은 많지만 이 녀석은 내가 지금까지 본 수 많은 남자애들 중에서 가장 고상하다.

고결하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곧은 그의 성품이 지금까지 내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인간이 되지 않았을까?

나 역시 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나치리만큼 올곧은 그를 유연하게 만드는 역할을..

서로 모르는 사이 완벽하리만큼의 상호보완을 하고 있었던 거다.


친구가 말했다.

"외로우면 전화해"

그 건 정말 고마운 말이었다..


..근데 이 자식아 나 외로워서 전화한 거 아니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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