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0월 25, 2006

꼬마 검둥이 삼보의 모험

옛날에 조그만 검둥이 사내아이가 있었습니다. 꼬마 검둥이는 "삼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아빠 검둥이는 잠보라 불렀습니다.

엄마 검둥이 맘보는 아주 예쁜 빨간 저고리와, 아주 예쁜 파랑 바지를 꼬마 검둥이 삼보에게 지어 주었습니다.

아빠 검둥이 잠보는 가게에 가서 고운 초록빛 양산과, 아주 예쁜 보라색 신발을 꼬마 검둥이 삼보에게 사 주었습니다. 빨간 뒤축이 붙고 속에도 빨간 천을 댄 신발이었습니다.

이래 놓으니 꼬마 검둥이 삼보도 아주 훌륭해졌지 뭡니까?



삼보는 예쁜 옷들을 입고 산으로 소풍을 나갔습니다. 거기서 마침 호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호랑이 가 말했습니다.



"야, 꼬마 검둥이 삼보. 잘 됐다. 나, 네 놈을 잡아 먹어버릴 테다."



그러자, 꼬마 검둥이 삼보가 말했습니다.



"호랑이님, 제발 나를 먹지 말아 주셔요. 그러면, 이 내 예쁜 빨간 저고리를 당신에게 드리겠어요."



고 말했더니, 호랑이가 말했습니다.



"좋아, 이번만은 너를 안 잡아먹도록 하지. 그 대신 네 예쁜 그 빨간 저고리를 내게 줘야 된다."



호랑이는 그렇게 말하고서 가엷게도 꼬마 검둥이 삼보의 예쁜 빨간 저고리를 빼앗아 버렸습니다.



"으흠, 이제 이 산 속에서 내가 제일 훌륭한 호랑이가 되었다."



호랑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저 쪽으로 가 버렸습니다.

꼬마 검둥이 삼보가 또 얼마를 걷다가 이번에 또 다시 한 마리의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호랑이가 말했습니다.



"야, 꼬마 검둥이 삼보. 잘 됐다. 나는 네 놈을 잠아 먹어 버릴 테다."

"호랑이님, 제발 나를 먹지 말아 주어요. 그러면 이 내 예쁜 파랑 바지를 당신에게 드리겠어요."



그러자 호랑이가 말했습니다.



"좋아, 이번만은 너를 안 잡아먹도록 하지. 그 대신 네 예쁜 그 파랑 바지를 내게 줘야 한다."



호랑이는 가엾게도 꼬마 검둥이 삼보의 예쁜 파랑 바지를 빼앗아 버렸습니다.



"으흠, 이제 이 산 속에서 제일 훌륭한 호랑이는 나란 말이야."



하고 말하면서, 호랑이는 멀리 가 버렸습니다.

꼬마 검둥이 삼보는 자꾸자꾸 걸어갔습니다. 이윽고 또 다른 한 마리의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야, 꼬마 검둥이 삼보. 잘 됐어, 나는 네 놈을 잡아 먹어버릴 테다."



그러자 꼬마 검둥이 삼보가 말했습니다.



"호랑이님, 제발 나를 먹지 말아 주셔요. 그러면 이 빨간 뒤축과 빨간 안천이 붙은 내 예쁜 보라색 신발을 당신에게 드리겠어요. "



그런데, 호랑이가 말하기를,



"네 놈의 신발, 내게 소용없어. 내게는 발이 네 개 있잖아? 그런데, 네 놈의 발은 둘 아냐? 네 놈의 신발 같은 것이 내게 무슨 소용이야?"



그러나 꼬마 검둥이 삼보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당신의 귀걸이로 하면 되잖아요?"

"응, 좋아. 그건 좋은 생각이야. 그럼 그 신발을 이리 내 놔! 그러면 이번만은 너를 안 잡아먹도록 하지. "



이렇게 말한 호랑이는 가엾게도 꼬마 검둥이 삼보의 빨간 뒤축과 빨간 안천이 붙은 예쁜 보라색 신발을 빼앗아 버렸습니다.



"으흠, 이제 이 산 속에서 내가 제일 훌륭한 호랑이란 말이야."



이렇게 말하면서 호랑이는 멀리 가버렸습니다.

꼬마 검둥이 삼보는 다시 얼마를 걸어가다가 또다시 호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야, 꼬마 검둥이 삼보. 잘 됐어. 나는 네놈을 잡아먹어 버릴 테다.



그러자 꼬마 검둥이 삼보가 말했습니다.



"호랑이님, 제발 부탁이니 나를 먹지 말아 주셔요. 그러면 이내 예쁜 초록빛 양산을 당신에게 드릴 테니까요."



그런데, 호랑이가 말하기를,



"뭐, 내가 어떻게 양산을 받는단 말이야? 나야 있는 대로의 네 발을 다 움직여야 걷지, 어떻게 양산을 받아?"

"그렇지만 당신 꼬리를 감아 거기다가 양산을 받쳐 들면 되잖아요?



하고 꼬마 검둥이 삼보가 말했습니다.



"정말, 그럼 되겠군. 그러면 그 양산을 이리 내놔! 그럼, 이번만은 네 놈을 안 잡아먹고 살려 줄 테니."



그렇게 말하고서 가엾게도 꼬마 검둥이 삼보의 예쁜 초록빛 양산을 빼앗아 버렸습니다.



"으흠, 이제 이 산 속에서 내가 제일 훌륭한 호랑이란 말이야."



이렇게 말하면서 호랑이는 멀리 가 버렸습니다.

가엾게도 예쁜 옷과 신발과 양산을 모두 호랑이들에게 빼앗겨 버린 꼬마 검둥이 삼보는 울면서 걸어갔습니다.

그러자, 얼마 안 가서 굉장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 소리는 마치 "우울으흥, 으흥! "하는 듯이 들려 왔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크게 들려 왔습니다.



"야앗, 큰일 났다! "



꼬마 검둥이 삼보는 소리 질렀습니다.



"호랑이 떼가 모두 돌아와서 나를 잡아먹으려고 그러는군. 큰일 났다. 어떡하나 "



꼬마 검둥이 삼보는 급히 종려나무 뒤로 뛰어가, 그 뒤에서 가만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어찌된 일일까요? 호랑이들이 모두 한 데 모여 싸움을 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호랑이들은 누가 제일 훌륭한 호랑인가로 서로 다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는 중에 마침내 호랑이들은 모두 서로 화를 내어 펄펄 뛰면서 예쁜 옷과 신발과 양산을 벗어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서로 발톱으로 할퀴고, 크고 횐 이빨로 물고 늘어지고 했습니다.

호랑이들이 데굴데굴 뒹굴고 있는 동안, 모두 꼬마 검둥이 삼보가 숨어 있는 나무뿌리께로 굴러 왔습니다. 그러나 꼬마 검둥이 삼보는 날쌔게 양산 속에 숨어 버렸습니다.

호랑이들은 치고받고 넘어뜨리고 하다가, 모두 각기 상대편 호랑이의 꼬리를 물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어느 새에 둥그런 동그라미가 되어 뺑 나무를 둘러 버렸습니다.

꼬마 검둥이 삼보는 호랑이들이 아주 까맣게 보일 만큼 멀리 뛰어 달아났습니다. 거기까지 와서 꼬마 검둥이는 펄쩍 뛰며 외쳤습니다.



"야, 호랑이들아! 너희들은 꽈 이 좋은 옷을 모두 벗어 버렸니 이제 필요 없는 거지?"



그러나 호랑이들은 "우울으흥, 으흥! "하고 대답할 뿐입니다. 그러자, 꼬마 검둥이 삼보는 다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만일 필요하다면 그렇다고 똑똑히 말해! 아니면 내가 모두 가져간다?"



그러나 호랑이들은 서로 상대편 호랑이의 꼬리를 물고 놓지를 않았습니다. 그래놓으니 그저 "우울으흥, 으흥!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꼬마 검둥이 삼보는 예쁜 옷과 그 밖의 모든 것을 다시 몸에 지니고 거기서 멀리 돌아와 버렸습니다.

호랑이들은 화가 몹시 났으나, 그래도 상대편 꼬리를 놓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서 성이 머리끝까지 올라 이제는 어떻게 해서라도 상대편을 잡아먹으려고 나무 둘레를 마구 뱅글 거리며 돌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빨리 뛰게 되니까 나중에는 모두 눈앞이 어지러워졌습니다. 그러니 어디에 호랑이 발이 있는지도 분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호랑이들이 점점 빨리 뛰게 되자, 마지막에는 모두 그 자리에 녹아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무뿌리 둘레에는 녹은 버터(인도에서는 그것을 '기이'라 부릅니다만)가 큰물이 괸 자리처럼 번져 있었습니다.

한편, 아빠 검둥이 잠보는 커다란 놋 냄비를 들고 일터에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다가 호랑이들의 자리를 보고 말했습니다.



"아니, 이거 버터 아냐? 아주 좋은 버터인데‥‥‥‥ 가져다가 엄마 검둥이 맘보에게 요리를 시켜야지."



아빠 검둥이 잠보는 그 버터를 깨끗이 큰 놋 냄비에 담아 가지고 엄마 검둥이 맘보에 게 가져 다 주었습니다. 엄마 검둥이 맘보는 이 녹은 버터를 보고 얼마나 좋아했겠습니까?



"야아, 오늘 저녁은 모두 맛있는 빵을 만들어 먹자!"



하고 엄마 검둥이 맘보가 말했습니다.

엄마 검둥이 맘보는, 밀가루, 달걀, 우유, 설탕, 그리고 버터를 준비해서 아주 맛있는 빵을 잔뜩 만들어 놓았습니다. 호랑이들에게서 나온 녹은 버터로 구워 놓으니 그 빵은 꼭 호랑이 새끼 모양 노랗고 진한 흙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온 집안 식구가 한데 모여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엄마 검둥이 맘보는 그 빵을 스물일곱 개나 먹었습니다. 아빠 검둥이 잠보는 쉰다섯 개나 먹었습니다.

그런데, 꼬마 검둥이 삼보는 백 예순 아홉 개나 먹었습니다. 아무튼 배가 한참 고팠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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